Album — 이소라

눈썹달

Lee Sora · Eyebrow Moon

가장 시리게 사랑하는 법.

눈썹달 앨범 커버
4.5 / 5.0
2004 · 전체 12트랙
2026 · 07 · 15

눈을 감으면 어둠이 먼저 온다. 그 빈 공간에서 누군가를 떠올리면 눈썹 하나만 닫혀버린 마음의 창에 남는다. 「눈썹달」은 그 순간의 이름이었다.

끝까지 남는 건 그 사람 표정의 결이다. 나는 이 앨범을 달의 자리에서 들었다 — 떠나는 별이 아니라, 남아서 바라보는 쪽에서.

우울의 중천

「Midnight Blue」에서 밤은 가장자리가 아니라 정수리에 있다. 이소라의 목소리는 어둠이 머리 끝까지 찬 자정 한 가운데에 가장 깊이 머무른다.

닿을 수 없는 별

그리고 「별」. 같은 하늘에 떠 있어 더 먼, 끝내 닿지 못하는 존재. 보이니까 놓지 못한다. 달이 별을 향해 뛰는 맥박은 곱은 손 같은 아픈 추위다.

온기가 아니라 시림으로 말하는 앨범.

아로새기다

달이 별에 닿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닿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 별빛을 제 몸에 새기는 것. 흔적이 살이 될 만큼 깊이 새겨 차오르는 것. 보름달은 별을 되찾은 달이 아니라 별빛을 새겨 스스로 빛이 된 달이다.

그러니 눈썹달은 결핍이 아니라 차오르는 과정이다. 이소라가 이 밤을 열두 트랙에 새긴 것 — 상실이 아니라, 방식이 시릴 뿐인 재생(再生)의 기록이다.

그래서 끝까지 밤이다. 희망 한 줄 얹지 않고 밤을 밤으로 끝내는 결기 — 그 정직함이 좋았다. 슬픔이 지나간 자리의 잔열 같은 앨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데 끝내 꺼지지 않는.

Tracklist

  1. 01
    Tears
  2. 02
    Midnight Blue
  3. 03
    바람이 분다
  4. 04
    이제 그만
  5. 05
  6. 06
  7. 07
    쓸쓸
  8. 08
    아로새기다
  9. 09
    Fortuneteller
  10. 10
    Siren(세이렌)
  11. 11
  12. 12
    시시콜콜한 이야기